서울 구로 항동 생활·안전 2026년 7월 12일

항동 오토바이 폭주 단속카메라 요청에 '설치 곤란' 답변 — 하수관로·중복예산이 이유

밤마다 이어지는 오토바이 굉음에 잠을 설친다는 항동 주민들이 폭주 구간에 단속카메라를 놓아 달라고 요청했다. 돌아온 답변은 설치가 어렵다는 것이었고, 그 이유가 구체적으로 공개되면서 왜 이 문제가 몇 년째 그대로인지가 오히려 또렷해졌다.

문제가 되는 곳은 부천 범박터널을 기점으로 서울 구로구 항동 일대로 이어지는 도로다. 야간에 불법 개조 이륜차가 굉음을 내며 속도를 올리는 구간으로, 도로 양옆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붙어 있어 소음이 그대로 주거지로 넘어온다. 주민들은 수면권과 주거 환경이 침해받고 있다며 범박터널 출구에서 항동 6·8단지 사거리로 이어지는 구간과 푸른수목원 사거리에 단속 장비를 놓아 달라고 요청했다.

요청 내용은 세 가지였다. 항동 6·8단지 사거리와 푸른수목원 사거리에 후면 무인단속카메라를 새로 설치하고, 범박터널 출구에서 천왕생태터널까지 구간단속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며, 장비가 갖춰지기 전까지는 야간 기습 단속과 순찰을 강화해 달라는 것이다.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만 속도를 줄이고 없는 구간에서 다시 내달리는 이른바 풍선 효과를 끊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 요청의 핵심에는 이륜차 단속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오토바이는 번호판이 뒤에 달려 있어 앞에서 찍는 전면 카메라로는 단속되지 않고, 후면 카메라로만 잡을 수 있다. 이 기준으로 보면 항동 일대의 단속 사각지대가 그대로 드러난다. 광덕사거리 직전과 항동지구 사거리는 양방향 후면 단속이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이 폭주 구간으로 지목한 푸른수목원 사거리와 범박터널 입구 사거리는 전면 카메라만 있어 오토바이를 단속할 수 없다.

🛵 항동 일대 이륜차 단속 카메라 현황
  • 단속 가능(후면 카메라): 광덕사거리 직전 · 항동지구 사거리 — 양방향 후면 단속 운영
  • 단속 불가(전면 카메라): 푸른수목원 사거리 · 범박터널 입구 사거리 — 이륜차 단속 불가
  • 주민 요청: 후면 무인단속카메라 신설, 범박터널 출구~천왕생태터널 구간단속 검토, 야간 단속·순찰 강화
  • 당국 답변: 세 곳 모두 설치 곤란 또는 실효성 부족

그렇다면 카메라를 방향만 바꿔 달면 되지 않느냐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여기서 걸리는 것이 설치 방식이다. 전면 카메라와 후면 카메라는 기둥 하나를 함께 쓸 수 없어, 후면 카메라를 달려면 반드시 새 기둥을 세우는 공사를 해야 한다. 게다가 한 교차로에 전면과 후면 카메라를 동시에 두는 것은 중복 투자로 보아 예산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카메라 한 대의 문제가 아니라 땅을 파는 공사와 예산 항목의 문제로 넘어가는 셈이다.

장소별로 밝힌 사유는 더 구체적이다. 범박터널 입구 사거리는 카메라 기둥을 심어야 할 자리에 하수관로가 지나가고 있어 굴착 공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나왔다. 하수관을 피해 기둥을 세울 다른 자리를 찾기도 어렵고, 다른 상습 위반 지역과 견주면 신호위반이나 과속 적발 건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예산을 투입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푸른수목원 사거리는 이미 전면 카메라가 있어, 후면용 기둥을 새로 세우는 것은 예산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기존 전면 카메라를 철거해 후면으로 완전히 바꾸는 방법도 행정 절차와 규정상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전해졌다.

구간단속 역시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구간단속은 특정 구간을 계속 달리는 차량을 대상으로 할 때 효과가 있는데, 항동지구는 중간에 빠져나가거나 합류하는 차량이 많고 신호 대기도 잦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오토바이만 겨냥한다면 효과가 있겠지만 전체 단속 효율이 낮아 도입이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 왜 설치가 어렵다는 것인가
  1. 기둥 공유 불가: 전면 카메라와 후면 카메라는 같은 기둥을 쓸 수 없어 후면 설치에는 새 기둥 공사가 필요하다.
  2. 지하 매설물: 범박터널 입구 사거리는 기둥 자리에 하수관로가 지나가 굴착이 불가능하다.
  3. 중복 투자 판단: 한 교차로에 전·후면 카메라를 함께 두는 것은 예산 지원 대상이 되기 어렵다.
  4. 구간단속 실효성: 진출입과 신호 대기가 잦은 구조라 구간단속 효과가 낮다고 봤다.

주민들이 답답해하는 지점은 여기에 있다. 이륜차 소음은 밤 시간대에 집중되고 창문을 닫아도 파고드는 성격의 피해인데, 돌아온 답변은 대부분 공사 여건과 예산 효율을 이유로 한 난색이었다. 위반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판단 역시 단속 장비가 없어 적발되지 않는 구간이라는 사정과 맞물려 있어, 주민들 입장에서는 순환 논리처럼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륜차 소음 단속은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맡는 영역이 나뉘어 있어 한 기관의 결정만으로 정리되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다. 후면 단속 카메라는 이런 한계를 메우기 위해 여러 지자체가 도입을 늘려 온 장비인 만큼, 항동 구간에서 전면 카메라를 후면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실제로 검토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주민들은 당장 설치가 어렵다면 야간 순찰과 단속만이라도 강화해 달라는 요청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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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반응

주민들 사이에서는 새 기둥을 세우기 어렵다면 기존 전면 카메라를 후면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전면 카메라를 없애면 교차로 진입 때 신호위반 단속이 빠진다는 문제가 있어 간단한 선택은 아니라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부광로 사거리에서 범박터널로 이어지는 구간의 소음에 지쳤다는 이야기가 이어졌고, 인근 사거리의 신호 체계가 얽혀 있어 보행자들이 무단횡단을 하게 된다는 별개의 우려를 함께 제기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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