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세마역 트루엘 "주차 공간 380대 부족인데 금지봉만 늘린다" — 구조적 결핍 vs 통제 강화 갈등
경기 오산시 세마역 트루엘 더퍼스트 아파트에서 주차 관리 방식을 둘러싼 주민 갈등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시작은 관리소가 자체적으로 공개한 자료다. 그 자료에 따르면 현재 단지 내 입주 차량 수와 확보된 주차 공간을 대조했을 때 380대분이 주차할 자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입주민 세 명 중 일부는 아무리 늦게 귀가하더라도 단지 안에 주차할 공간 자체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관리소와 입대의가 내놓은 대응은 주차 공간 확대가 아니라, 기존에 사용되던 공간을 막는 주차금지봉과 방지턱 추가 설치였다. 주민들은 이 방향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이 가장 먼저 지적하는 것은 문제 진단의 왜곡이다. 관리소 측의 논리는 입주민들이 무분별하게 주차하기 때문에 혼잡이 생긴다는 것인데, 주민들은 이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 반박한다. 자리가 없으니 어딘가에라도 세울 수밖에 없고, 그 결과 통행로 침범이나 이중주차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퇴근 후 단지에 들어왔더니 빈 자리가 없고, 지하주차장을 두 바퀴 돌아도 공간이 나오지 않는 경험을 반복한 뒤에야 어쩔 수 없이 임시 공간에 주차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개인의 이기심이나 무개념으로 규정하고 단속과 과태료로만 해결하려 하면, 공간 부족이라는 근본 원인은 그대로인 채 입주민 간 갈등과 스트레스만 가중된다.
더 구체적인 문제는 기존에 사용되던 공간을 막아버리는 조치다. 주민들에 따르면 단지 일부 구간에서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활용되던 주차 공간에 방지턱과 금지봉을 새로 설치하면서 실질적인 가용 공간이 줄었다. 법정 주차 면수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입주민들이 오랫동안 이용해온 곳이었다. 보행자 안전이나 소방도로 확보가 이유라면 납득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런 안전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구간까지 통제 시설이 확대됐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안 그래도 부족한 주차 공간이 더 줄었다"는 불만이 단지 커뮤니티 곳곳에 올라오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문제를 주민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 공동주택 관리 규약은 입주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사전 공고와 의견 수렴을 거치도록 권고한다. 또한 대법원 판례상 주차 이용 권리를 본질적으로 제한하거나 차등을 두는 중대한 사항은 입대의 단독 의결이 아니라, 전체 입주자 과반수 찬성을 거친 관리규약 개정을 통해서만 법적 효력을 가진다고 해석된 사례가 있다. 현재 트루엘 더퍼스트에서 이뤄진 조치가 이 절차를 밟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적어도 주차 정책 변경 전에 입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안내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에서 주차 공간 부족 문제는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지어진 아파트 상당수는 법정 주차 대수를 간신히 충족하거나 그 기준 자체가 당시의 낮은 차량 보유율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세대당 차량 보유 대수가 1대를 넘어 1.5~2대 수준으로 높아진 지금, 준공 당시 기준으로 산출된 주차 공간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주요 신도시 아파트 단지의 주차장 포화율은 100%를 초과하는 곳이 적지 않다. 세마역 트루엘 더퍼스트에서 나타난 '380대 부족'이라는 숫자는 개별 단지의 일탈이 아니라 이 구조적 문제의 단면이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기계식 주차장 증설, 인근 공공 주차장 협약, 주차 수요 분산을 위한 탄력 운영제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이 커뮤니티에서 거론되고 있다. 당장 불가능하더라도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입주민과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차 공간 1대 증가 시 세대당 아파트 가격이 약 5.1%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언급되면서, 주차 문제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자산 가치와 직결된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주민들은 관리소와 입대의가 통제 강화 대신 주민 공론화 과정을 먼저 밟아야 한다는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단지 커뮤니티에서는 입대의에 공식 문서로 주차 문제 개선을 건의하고, 응답이 없을 경우 경기도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주민들은 이 문제가 개인 불만 수준이 아니라 단지 전체의 생활 환경과 자산 가치를 좌우하는 사안임을 강조한다. 흔히 아파트 관리 문제는 소수의 적극적인 주민만 참여하는 이슈로 치부되곤 하지만, 퇴근 후 주차 전쟁을 매일 겪는 입주민들은 이번 사안을 그냥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