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복지·생활정보 2026년 6월 5일

농어촌 외국인 숙련인력 고용한도 30%→50%…6월부터 소규모 농장도 2명 고용, 부당 이직 이전 경력 인정

법무부가 2026년 6월부터 농축어업 분야 외국인 숙련기능인력(E-7-4) 고용허용 한도를 국민 고용 인원의 30%에서 최대 50%로 확대한다. 4인 이하 소규모 농장·어장도 외국인 숙련인력 2명까지 고용할 수 있게 됐다. 임금체불·폭행 등 부당한 처우로 불가피하게 이직한 외국인 근로자는 이전 직장 근무 기간도 경력으로 인정받는다. 만성적 인력난에 시달려온 농어촌 현장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한국 농어촌의 인력난은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고령화와 탈농촌 현상으로 농업·어업에 종사할 국내 인력이 급격히 줄어든 반면, 수확철이나 조업 성수기에는 단기간에 다수의 숙련 인력이 필요하다. 이 공백을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워왔지만, 기존 고용 허용 한도(국민 고용 인원의 30%)가 현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오랫동안 나왔다. 특히 4인 이하 소규모 영세 농장의 경우 30% 제한 적용 시 외국인 숙련인력을 사실상 1명밖에 고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인력 확보가 어려웠다.

📋 E-7-4 비자 제도 개선 핵심 내용 (2026년 6월 시행)
  • 고용 한도 확대: 농축어업 분야 E-7-4 고용허용 비율 30% → 50% (인구감소지역·뿌리산업과 동일 특례 적용)
  • 소규모 사업장 특례: 국민 고용 인원 4인 이하 농축어업 사업장 → 비율 무관하게 외국인 숙련인력 2명까지 고용 허용
  • 근속기간 산정 특례 신설: 휴·폐업, 임금체불, 폭행 등 부당 처우로 불가피하게 이직한 경우 이전 직장 근무기간 합산 인정
  • 적용 비자: 숙련기능인력(E-7-4) + 지역특화 숙련기능인력(E-7-4R) 동일 적용
  • 하반기 예정: E-7-4 제도 활성화 방안 수립·발표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 협업)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고용허용 인원 특례의 농축어업 확대다. 기존에는 인구감소지역과 뿌리산업(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열처리 등)에만 50% 특례가 적용됐다. 앞으로는 농축어업도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다. 단순 계산으로도 현장 고용 가능 인원이 크게 늘어난다. 예를 들어 국민 직원 10명인 농업법인이라면 기존에는 외국인 숙련인력을 3명까지만 고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5명까지 가능하다. 영세 소규모 농장(4인 이하)의 경우 비율과 무관하게 2명까지 고용할 수 있어 1명 추가 고용이 가능해졌다.

두 번째 핵심은 근속기간 산정 특례 신설이다. 기존 제도에서는 E-7-4 비자로 변경하거나 체류기간을 연장하려면 현재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해야 했다. 문제는 사업장 휴업·폐업이나 임금체불·폭행 같은 인권침해로 불가피하게 이직한 경우에도 이전 근무 기간이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성실하게 일해온 외국인 근로자가 사용자의 잘못으로 피해를 입고 이직했는데, 비자 전환이나 연장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부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개선안은 이직 사유가 근로자 책임 없는 사유(휴·폐업, 임금체불, 폭행 등)로 입증되는 경우 이전 직장 근무기간과 현 직장 근무기간을 합산해 경력으로 인정하는 특례를 신설했다.

E-7-4 숙련기능인력 비자는 어떤 제도인가. E-7-4는 국내에서 단순 노무(E-9, H-2)로 일하다가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이 보다 안정적인 체류 자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만든 비자다. 한국어 능력, 근속 기간, 소득 수준 등 요건을 충족하면 장기 체류가 가능하고 가족 동반도 허용된다. 숙련된 외국 인력이 한국에 계속 머물며 일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해 산업 현장의 숙련인력 공급을 안정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농축어업, 제조업, 건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고용 허용 한도와 근속 요건이 비자 취득의 핵심 기준이 된다. 이번 개선은 이 E-7-4 제도 중 농축어업 분야의 고용 한도와 경력 인정 방식을 현실에 맞게 조정한 것이다.

구체적인 적용 사례를 보면 제도 개선의 실질적 효과가 드러난다. 예를 들어 9개월간 근무하던 업체가 폐업해 이직하고 새 직장에서 4개월 근무한 외국인 근로자가 있다고 하자. 기존에는 현 사업장 근무가 1년 미만이라 체류기간 연장이 불가능했다. 개선 후에는 이전 9개월과 현재 4개월을 합산해 총 1년 1개월로 인정받아 연장이 가능해진다. 또한 현 근무처 3년 이상 근속 시 부여되는 가점 요건에도 이전 경력 합산이 적용된다. 착실하게 일하며 숙련 경력을 쌓아온 외국인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 행위 때문에 경력을 잃지 않도록 보호한 것이다.

이번 개선이 가장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지역은 농업 고령화가 심각한 충남·전남·경북·강원 등의 농어촌 지역이다. 한국 농업 인구의 평균 연령은 65세를 훌쩍 넘었고, 귀농·귀촌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고된 농작업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 있는 노동력이 부족하다. 이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 외국인 숙련인력이다. 농촌 지역의 불법 고용이나 비공식 노동 채용이 만연한 배경에는 양성화된 합법적 고용 경로가 충분히 열려 있지 않았던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이번 조치가 합법적 고용 채널을 넓혀 음성화된 노동 시장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법무부는 이번 개선을 마무리로 끝내지 않고 올 하반기 'E-7-4 제도 활성화 방안'을 추가로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사업주와 외국인 근로자 양측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현장 목소리를 청취한 뒤,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와 협업해 외국인 근로자의 체계적인 숙련 형성과 산업현장의 신속한 인력 확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농어업 종사자들이 이번 변경된 제도를 바로 활용하려면 가까운 출입국·외국인사무소나 하이코리아(Hi Korea) 포털에서 상세 내용을 확인하고 신청 절차를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이번 제도 개선은 농어촌 인력난 해소라는 목표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 보호라는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담았다. 그동안 농촌 현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 대우를 감수하며 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반복됐다. 이직하면 경력이 사라지는 규정이 그 불합리한 관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근속기간 특례는 바로 이 구조를 일부 개선한 것이다. 농어촌 인력 공급 문제를 푸는 동시에, 한국 농어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노동 환경이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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