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 교통·철도 2026년 5월 28일

양주·동두천·연천 1호선 셔틀열차 강행…65,000명 서명 무시, 범시민추진위 "야합 철회하라"

2026년 5월 26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국가철도공단, 양주·동두천·연천 3개 시가 전철 1호선 '셔틀열차 운행'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협약은 65,094명이 서명하며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1호선 직결 증차' 요구를 정면으로 외면한 결정이다. 경기 북부 접경지역 시민들로 구성된 '1호선 증차 양주동두천연천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이튿날 즉각 강력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협약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양주·동두천·연천은 경기 최북단에 위치한 접경지역이다. 이 세 지역은 수십 년간 군사시설 보호구역과 개발 제한 규정에 묶여 다른 수도권 지역이 누리는 교통·주거 인프라 확충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인구는 꾸준히 늘었지만 전철 1호선의 배차 간격과 열차 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고,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혼잡은 수십 년째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주민들이 '1호선 직결 증차'를 포기할 수 없는 요구로 삼게 된 배경에는 이처럼 오랜 시간 누적된 교통 불평등이 깔려 있다.

본격적인 시민 운동의 출발점은 2025년 6월이었다. 범시민추진위원회가 발족한 이후 양주·동두천·연천 주민들을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전개했고, 모인 서명은 65,094명에 달했다. 이 서명부는 대통령실에 직접 전달됐다. 단순한 교통 민원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이 내건 공약, 즉 "덕계역 열차를 양주역 수준으로 증차하겠다"는 약속의 이행을 촉구하는 주권자의 공식 의사표현이었다. 그 뒤에도 덕계역 광장 촛불집회, 전국 걷기대회·문화제 등 다양한 형태의 집단 행동이 이어졌다.

🚃 직결 증차 vs 셔틀열차 — 핵심 차이
  • 직결 증차: 기존 1호선 노선을 그대로 이용, 갈아타기 없이 서울까지 운행 — 시민이 요구하는 방식
  • 셔틀열차: 별도 구간 운행 후 특정 역에서 환승 필요 — 추위·더위 속 플랫폼 대기 불편 지속
  • 배차 간격 미해결: 셔틀 도입 후에도 기존 1호선 혼잡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
  • 비용 구조: 셔틀열차 시설비 51억 원 국비 배정 — 운영비 지자체 분담 구조 논란
  • 대통령 공약: "덕계역 열차를 양주역 수준으로 증차" — 범시민추진위, 셔틀열차는 공약 위반 주장

시민들의 거듭된 압박에도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의 답변은 일관되게 '셔틀열차'였다. 추진위가 국토부에 서면 질의를 보내자 돌아온 답변은 "'1호선 추가 열차 운행방안'은 셔틀열차 운행"이라는 내용이었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직결 증차가 아닌 셔틀열차를 기정사실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추진위는 이를 "시민과 대통령 간에 이루어진 약속의 본질을 흐리는 행위"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5월 26일 코레일·국가철도공단·3개 지자체가 참석한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추진위와의 사전 협의도, 시민에 대한 별도 설명도 없었다.

범시민추진위원회가 5월 28일 발표한 규탄 성명은 크게 네 가지 논점을 제시한다. 첫째, 대통령 공약 파기 — 직결 증차는 대선 공약이었으나 셔틀열차로 대체됐다. 둘째, 접경지역 희생에 대한 보상 외면 — 수십 년간 군사시설 규제를 감내한 대가로 약속된 '특별한 보상'이 고작 환승 불편을 강요하는 셔틀로 귀결됐다. 셋째, 시민 배제 행정 — 65,000여 명 서명이 묵살됐고 협약 체결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은 전무했다. 넷째, 재정 부담 전가 — 재정자립도가 낮은 3개 지자체에 지방비 부담을 떠안기는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추진위는 이를 단순한 교통 민원이 아니라 국민주권에 대한 침해로 규정했다.

셔틀열차 방식이 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불리한 이유는 구체적이다. 현재 덕계역·양주역 이용자들이 서울 방면으로 이동할 때 직결 증차가 이뤄지면 한 번의 승·하차로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 반면 셔틀열차는 별도 구간을 운행한 뒤 어느 환승역에서 기존 1호선 또는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수도권 대부분의 환승역은 이미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혼잡 상태다. 환승 구간 대기와 혼잡에 추가 시간이 소요되고, 겨울철 야외 플랫폼 환승은 노약자와 어린이 이용자에게 큰 부담이 된다.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실제 이동 시간은 직결 증차 대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추진위가 "무늬만 전철"이라고 비판하는 핵심 이유다.

수도권 접경지역의 교통 문제는 경기 북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철도·도로 인프라 공급에서 소외돼온 군사시설 보호구역 인접 지역들은 양주·동두천·연천 외에도 파주, 포천, 가평 등 경기 북부 다수 시·군에 걸쳐 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집중화가 가속화되는 수도권 구조 속에서 교통망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는 악순환에 놓여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경기 북부 접경지역의 대중교통 의존도는 경기도 평균 대비 낮고, 자가용 이용 비율은 높다. 이는 주민이 원해서가 아니라 철도·버스망이 충분하지 않아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경기 북부 전철 수요는 실수요이며, 이를 셔틀열차 한 편으로 해결했다고 보기 어렵다.

추진위는 이번 업무협약 체결이 끝이 아니라고 밝혔다. 지방선거 이후에도 1호선 직결 증차 운동을 계속할 것이며, 협약 이행 과정에서 시민 의견이 배제될 경우 법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협약 당사자인 코레일과 지자체가 주민에게 합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시민 참여 방식으로 운영 방안을 보완하지 않는 한 지역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65,094명의 서명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세력의 의제가 아니라 매일 전철을 타고 서울로 출근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가 어떻게 행정과 정치에 반영되는지는 경기 북부 주민들이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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