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대곡동 공원 토지보상 절차 재개…1단계 4,620㎡
대구 달서구가 9월 18일 한실들 대곡지 산림휴양공원 조성사업의 실시계획 열람공고를 냈다. 2년 전 이 사업은 토지보상 예산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해 멈춰 있었다. 예정지 대부분이 사유지인데, 실시계획이 고시되면 토지보상법상 사업인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게 돼 수용 절차가 열린다. 그 앞에서 의견서를 낼 수 있는 기간이 10월 2일까지 14일이다.
공고는 달서구 공고 제2026-1355호다. 사업 위치는 달서구 대곡동 일원, 사업 규모는 공원 조성 1단계 4,620㎡ 한 식이다. 착수는 실시계획 인가일부터이고 준공 예정일은 2029년 12월 31일이다. 근거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90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99조이고, 의견서는 달서구 공원녹지과에 내면 된다. 첨부된 것은 한 장짜리 공고문 하나뿐이고 위치도도 조서도 없다. 공고문 상단 날짜는 2026년 9월 일로, 일자가 비어 있다.
2년 전 이 공원은 보상 예산이 0원이었다
이 공원은 2019년부터 구정 공약 사업으로 밑그림이 그려진 사업이다. 애초 계획은 시비 130억원을 들여 대곡동에 28,964㎡ 규모로 조성하는 것이었다. 전망대 두 곳과 숲속 초화원, 명상의 숲 등을 두고 개장 뒤 연간 1만 7천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기대됐다.
2024년 11월 지역 언론이 이 사업의 상태를 짚었다. 예정지 대부분이 사유지인데 이를 사들이려고 달서구가 확보한 예산은 하나도 없었다. 그해 하반기부터 약 80억원을 들여 토지 보상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대구시로부터 관련 예산을 받지 못해 보상 절차는 시작조차 못 했고, 이듬해 본예산에도 토지보상비가 반영되지 않았다. 2억원가량을 들여 진행하던 실시설계 용역도 7개월째 멈춰 있었다. 산림청이 공원 예정지 인근에 치유의 숲 조성을 검토하면서 설계를 일부 바꿔야 했고, 그러려면 대구시 도시공원위원회 절차를 다시 밟아야 했다.
그때 구청 쪽이 밝힌 목표는 2026년 말 개장이었다. 올해 1월 구정 계획을 소개한 기사에도 대곡동 일원에 산림휴양공원과 국립 치유의 숲을 올해 말까지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실렸다. 이번 공고에 적힌 준공 예정일은 2029년 12월 31일이고, 그마저 전체가 아니라 1단계 4,620㎡의 준공 예정일이다. 여덟 달 사이에 완료 시점이 3년 뒤로 밀린 셈이다.
그 사이에 나온 설명은 한 줄이다. 5월 공약 점검 보도에서 구는 이 사업이 시비 확보 문제로 연차별 계획이 조정됐고 추진율은 60퍼센트 수준이라고 밝혔다. 2024년에 대구시가 토지보상비를 반영하지 않았다던 사정이 1년 반 뒤 같은 표현으로 다시 나온 것이다. 다만 실시계획 인가는 지금 이 열람이 끝나야 받을 수 있는 단계라, 60퍼센트가 공사 진척을 가리키는 값은 아니다. 산정 기준은 공개돼 있지 않다.
1단계는 계획 면적의 16퍼센트다
4,620㎡는 28,964㎡의 약 16퍼센트다. 나머지 84퍼센트에 해당하는 2만 4천여 제곱미터를 언제 어떤 규모로 하겠다는 이야기는 이번 공고에 없다. 총사업비도 공고에 적혀 있지 않다.
대구시가 도시숲 조성 사업으로 소개하는 산림휴양공원은 세 곳이다. 수성구 파동의 앞산 산림휴양공원이 888,789㎡, 동구 도동의 용암산성 산림휴양공원이 627,573㎡, 달서구 대곡동의 한실들 대곡지 산림휴양공원이 28,964㎡다. 세 번째 공원은 앞산의 30분의 1 남짓이다. 대구시는 이 사업들의 배경으로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에 따라 장기미집행 공원들이 실효되면서 산림휴양을 주제로 한 공원을 확충한다고 설명한다.
고시되는 순간 수용 절차가 열린다
이번 열람이 중요한 이유는 그다음 단계에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95조는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 시행자가 사업에 필요한 토지와 건축물, 그 토지에 정착된 물건과 소유권 외의 권리를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제96조 제1항은 그 절차에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준용하도록 하고, 제2항은 실시계획을 고시한 경우 그 법 제20조 제1항과 제22조에 따른 사업인정 및 그 고시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
별도의 사업인정 절차 없이 수용의 문이 열린다는 뜻이다. 2년 전 예산이 없어 협의매수조차 시작하지 못했던 땅이, 고시 이후에는 다른 경로로 넘어갈 수 있게 된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재결신청을 실시계획에서 정한 사업 시행기간 안에 하도록 제한한다. 이번 1단계의 시행기간 끝은 2029년 12월 31일이다.
내 땅이 들어가는지는 아직 문서에 없다
같은 법 시행령 제100조 제1항은 실시계획을 고시할 때 실어야 할 사항 일곱 가지를 열거하는데, 여섯 번째가 수용하거나 사용할 토지와 건물의 소재지와 지번, 지목, 면적, 소유권과 그 밖의 권리 명세, 그리고 소유자와 권리자의 성명과 주소다. 지번과 소유자 명세는 고시 단계의 항목이지 지금 진행 중인 열람공고 단계의 항목이 아니다.
순서가 이렇게 되면 틈이 생긴다. 내 땅이 사업에 들어가는지는 고시가 나야 문서로 확인되는데, 의견서를 낼 수 있는 기간은 그 앞의 14일뿐이다. 지금 그것을 알려면 공고 8항이 말한 대로 구청 공원녹지과에 비치된 관계 도서를 직접 보러 가야 한다.
- 열람 기간: 2026년 9월 18일부터 10월 2일까지 14일간
- 장소: 달서구 공원녹지과, 관계 도서 비치
- 제출 가능: 사업 시행지구의 토지와 건축물 등 소유자 및 이해관계인
- 1단계 면적: 4,620㎡, 전체 계획 28,964㎡의 약 16퍼센트
- 준공 예정: 2029년 12월 31일
공고가 얇은 것은 법이 그만큼만 요구해서다
시행령 제99조 제1항은 실시계획 열람공고에 실어야 할 사항을 두 가지로 못박았다. 인가신청의 요지, 그리고 열람의 일시 및 장소다. 총사업비나 수용 조서, 도면은 애초에 게재 의무 항목이 아니다. 이번 공고에 그것들이 없는 것은 구청이 빠뜨려서가 아니라 법이 그 정도만 요구하기 때문이다.
의견을 낼 수 있는 사람도 정해져 있다. 법 제90조 제2항은 제출 주체를 사업 시행지구의 토지와 건축물 등의 소유자 및 이해관계인으로 한정한다. 공고문은 의견이 있을 때는 열람 기간 내에 제출해 달라고만 적어 이 한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반영 의무에도 조건이 붙어 있다. 같은 항은 제출된 의견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실시계획에 반영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타당한지를 판단하는 주체는 행정청이다. 열람 기간 14일은 같은 법 제90조 제1항이 정한 14일 이상이라는 최소치에 딱 맞춘 기간이다.
구는 지난달 재정 비상체제를 선언했다
달서구는 8월 13일 재정 비상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재정자립도가 3년 연속 떨어져 17퍼센트 수준이고 재정자주도도 26퍼센트대라는 진단이었다. 올해 사회복지 예산이 8,678억원으로 전체의 73.29퍼센트를 차지한다는 설명도 함께 나왔다. 구는 달성습지 에코전망대와 달서별빛천체과학관, 달서생태관 등 594억원 규모 사업을 중단하고, 성과가 미흡한 56개 사업에는 사업일몰제 도입을 검토하며, 전시성 경관사업은 지양하겠다고 했다.
중단된 세 사업 가운데 둘은 넉 달 전 같은 공약 점검 보도에 이 공원과 나란히 올라 있었다. 달성습지 에코전망대는 추진율 60퍼센트에 계획 변경 중이었고, 달서 별빛천체과학관은 추진율 70퍼센트로 이듬달 건축공사 착공을 잡아 두었다가 재정난으로 일정이 밀린 상태였다. 넉 달 뒤 그 둘은 중단 목록에 올랐고, 인가를 아직 받지 못한 이 공원은 한 달여 뒤 실시계획 열람에 들어갔다. 왜 이 사업이 남았는지에 대한 구의 설명은 공개된 자료에 없다.
나머지 84퍼센트의 사업비와 일정에 관한 설명도 공고에도 대구시 자료에도 나오지 않는다.
참고로 한실은 대곡동의 본래 우리말 이름이다. 큰 마을이라는 뜻이고 한자 지명 대곡이 여기서 나왔다. 대곡동이 달서구에 들어온 것은 1988년이다. 대곡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용 저수지 목록에는 올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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