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 아파트 관리 2026년 6월 17일

경산 정평역하늘채 '한전 검침비' 수년간 직원 복지로 썼다 — 경산시 감사 "관리규약 위반, 시정하라"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에서, 단지가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아온 전기 검침 대행 수수료, 이른바 '한전 검침비'를 수년간 직원 복지비로 써 온 사실이 드러나며 입주민들이 회계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매달 약 38만 원, 5~6년간 쌓으면 수천만 원에 이르는 금액이지만 정작 관리규약에는 이를 복지비로 쓸 근거가 없었고, 경산시 감사에서도 "관리규약에 맞지 않으니 시정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평역하늘채리버파크에서 불거진 이 사안은 아파트가 벌어들이는 '잡수입'을 누가, 어떤 절차로 쓸 수 있느냐는 해묵은 쟁점을 다시 불러냈다.

발단은 한 입주민이 관리비 자료를 들여다보다 발견한 '한전 검침비' 항목이었다. 이 입주민에 따르면 단지에는 2021년부터 매달 388,720원의 검침비가 고정적으로 들어왔고, 관리사무소는 "2021년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 의결로 이 돈을 직원 복지에 사용하기로 정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그 사용이 관리규약 개정 없이 입대의 의결만으로 수년간 이어졌다는 점이다.

입주민이 짚은 핵심은 '근거'다. 단지 관리규약에는 직원 복지비로 연 60만 원과 명절비 등 별도 항목이 정해져 있을 뿐, 한전 검침비를 복지비로 전용한다는 규정은 없었다. 단지가 벌어들인 부대 수입을 규약에 없는 방식으로 특정 용도에 써 온 셈이다. 이 입주민은 "입대의 의결만으로 쓸 수 있다고 보고 수년간 사용해 오다, 최근에야 관리규약에 명시돼야 정당하다는 점을 알게 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 '한전 검침비'란 무엇인가
  • 성격: 아파트가 한전을 대신해 세대별 전기 사용량 검침·집계 등을 처리해 줄 때 한전이 지급하는 검침 대행 수수료. 단지로 들어오는 부대 수입(잡수입)의 하나다.
  • 규모: 이 단지의 경우 월 약 38.8만 원. 연으로 환산하면 460만 원 안팎, 5~6년이면 2천만 원을 훌쩍 넘기는 누적액이 된다.
  • 쟁점: 원격·자동 검침이 보편화된 요즘, 이 수수료를 '누가, 어떤 절차로' 쓸 수 있느냐가 단지마다 논쟁거리가 되곤 한다.

입주민 민원이 제기되자 경산시가 감사에 나섰고, 결론은 "우리 단지 관리규약에 맞지 않으니 시정하라"는 것이었다. 공동주택 관리규약은 지자체별 준칙을 토대로 단지마다 정하는데, 이 단지에는 경산시 준칙이 적용된다. 한전 검침비를 직원 복지에 쓰려면 그 내용이 관리규약에 담겨 있어야 하고, 규약을 바꾸려면 입주민 투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게 감사가 확인한 원칙이다.

회계 처리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입주민은 "단지가 각종 부대 수입을 항목별로 따로 적립하지 않고 '잡수익'으로 통째로 섞어 처리하다 보니, 그동안 쌓였어야 할 커뮤니티 적립금조차 잡수익에 녹아들어 항목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전 검침비뿐 아니라 입대의 운영비, 선거관리위원회 운영비 등 각종 지출 내역을 입주민에게 전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 공동주택 '잡수입'은 어떻게 써야 하나 (일반 원칙)
  • 주인: 검침 수수료·게시판 광고료·알뜰장터·통신중계기 임대료 등 잡수입은 원칙적으로 입주민 공동의 몫이다.
  • 사용 근거: 어디에 쓸지는 관리규약에 정해 두어야 하며, 규약 개정에는 입주민 동의(투표) 절차가 필요하다.
  • 공개 의무: 사용 내역은 입주민이 열람할 수 있어야 하고, 항목을 뭉뚱그리지 않고 구분해 회계 처리하는 것이 투명성의 기본이다.

금액의 무게도 적지 않다. 월 38.8만 원이면 1년에 약 466만 원, 단순 누적으로도 5~6년이면 2천만 원대 후반에 이른다. 입주민은 "우리 단지는 지금 재정이 부족해 하지 못하는 일이 많은데, 한전 검침비만 제대로 모았어도 적지 않은 금액"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단지 재정이 빠듯한 상황과 수년간 다른 용도로 빠져나간 부대 수입이 대비되면서 입주민들의 문제의식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은 한 단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공동주택에서 검침 수수료·광고료·임대료 같은 잡수입의 귀속과 사용을 둘러싼 분쟁은 끊이지 않는다. 잡수입은 입주민 공동 재산인데도 관리규약 정비와 회계 구분이 미비한 단지에서는 '관행적 사용'이 쌓이다 뒤늦게 시비가 붙는 일이 반복된다. 특히 원격검침으로 단지가 직접 검침에 들이는 품이 줄어든 만큼, 검침 수수료의 성격과 사용처를 다시 따져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 한전 검침비의 사용처를 관리규약에 어떻게 반영할지 입주민 투표로 정리하는 일이다. 둘째, 그동안의 잡수입 사용 내역을 항목별로 구분해 입주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이다. 셋째, 감사가 지적한 시정 사항을 단지가 실제로 어떻게 이행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입주민 사이에서는 관리비 절감을 위해 써 왔다는 관리사무소의 해명과, 절차 없이 쓰인 공동 재산이라는 문제 제기가 맞서고 있어, 시정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과 자료 공개가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평역하늘채 #한전검침비 #아파트잡수입 #관리규약 #경산시감사 #공동주택관리 #경북경산
지역 반응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관리비를 아끼려 썼다고 해도, 규약에 없는 돈을 절차 없이 쓴 건 별개 문제"라는 지적과 함께, "잡수입 전체 사용 내역부터 항목별로 공개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진다. 반면 "직원 복지 취지 자체를 매도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도 있어, 결국 관리규약 개정과 회계 공개를 통해 절차를 바로잡는 것이 해법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 기사가 도움이 됐나요?

다른 지역 소식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