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 생활·안전 2026년 9월 30일

예천군 한천교 E등급 통행 전면 금지…개체는 2027년 이후

예천읍 한천을 가로지르는 한천교가 정밀안전진단과 내진성능평가에서 E등급을 받아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모두 막힌다. 예천군은 교량을 새로 놓을 때까지 통제한다고 공고했고, 개체 시기는 2027년 이후로만 적었다. 통제 시작일은 공고문에 10월 1일, 군이 낸 카드뉴스에 10월 6일로 서로 다르게 적혀 있다.

공고는 예천군 공고 제2026-1237호로 군 고시공고란에 10월 1일 올라왔다. 담당은 도시과이고 공고문 날짜는 9월 23일이다. 공고문은 정밀안전진단 결과 E등급으로 판정된 한천교에 대해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23조의 긴급안전조치 규정에 따라 통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제한 사유는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른 교량의 안전성 확보와 통행차량의 안전사고 예방이고, 대상은 모든 차량과 보행자다.

어떤 다리인가

공고문 표에 적힌 한천교는 예천읍 우계리에 있는 길이 123미터, 폭 10미터 다리다. 군이 5월 말 낸 진단 용역 과업지시서에는 1985년 준공,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거더 구조로 적혀 있다. 국토교통부 전국교량표준데이터에도 같은 제원의 왕복 2차로 다리로 올라 있고 내진설계는 미적용으로 기록돼 있다. 서쪽 끝이 예천여자고등학교 바로 옆이고, 동쪽으로 건너면 우계리 강변 도로로 이어진다.

시설물안전법 시행령 별표가 정한 E등급은 다섯 단계 가운데 가장 낮은 불량 등급이다. 주요 부재에 심각한 결함이 생겨 시설물 안전에 위험이 있고,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하거나 개축해야 하는 상태라고 정의돼 있다. 법 제23조는 관리주체가 D등급이나 E등급으로 지정되는 등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사용제한이나 사용금지 같은 안전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10월 1일인가 6일인가

통제 시작일은 문서마다 다르다. 공고문 원문의 통행제한 기간은 2026년 10월 1일부터 교량 개체 시까지다. 반면 군이 9월 30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안내글과 카드뉴스는 10월 6일부터 교량 개체 시까지 전면 금지한다고 적었다. 10월 2일 저녁까지 어느 한쪽을 바로잡는 정정 공고나 추가 안내는 나오지 않았다. 이 다리를 매일 건너는 주민이라면 실제 통제가 언제부터인지 군 도시과에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우회로와 버스 승강장

공고문은 우회 교량으로 북쪽 용우교와 남쪽 동본교를 지정했고, 붙임 지도에 예천스타디움 앞 동본교와 용우교로 돌아가는 두 우회 구간을 표시했다. 한천교로 건너면 132미터인 거리가 차로 돌면 용우교 쪽은 약 1.9킬로미터, 동본교 쪽은 약 2.4킬로미터가 된다. 공개 지도 경로로 다리 양 끝을 잇는 거리를 잰 값이다.

카드뉴스는 통제 기간 동안 백합교회 앞 버스 승강장을 임시 승강장으로 옮긴다고 안내했다. 지도에 표시된 기존 승강장은 다리 건너 동쪽 강변 도로의 용우교 교차로 남쪽에 있고, 임시 승강장은 같은 교차로의 북쪽이다. 용우교로 돌아 들어오는 버스가 교차로 남쪽 기존 승강장을 지나지 않게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류장 순서로 보면 예천여고 정류장 다음이 다리 건너 백합교회앞 정류장인 농어촌버스 노선이 고항, 노사, 벌방, 수한, 시항, 어등, 용두, 풍기 방면 등 변형 노선을 포함해 20여 개다. 이 버스들이 통제 기간에 어떤 길로 돌고 예천여고 정류장을 그대로 지나는지는 아직 따로 안내되지 않았다.

바로 옆 옛 다리는 어떻게 되나

한천교 바로 하류 쪽에는 폭이 좁은 옛 다리가 나란히 놓여 있다. 국토교통부가 2023년 3월 노후 기반시설 성능개선 시범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예천군 몫으로 적은 한천교(하)가 이 다리다. 발표 자료에 준공 연도는 1932년, 당시 안전등급은 C로 적혀 있고, 국비 2억5천만원을 포함한 사업비 5억원으로 바닥판 하면 보수와 교각 도장, 연석과 난간 시공을 하는 내용이었다. 군 계약 내역을 보면 이 공사는 2023년 10월 착공해 2024년 1월 끝났고, 보행자 방호용 난간과 흙포장 자재가 들어갔으며 2024년 10월에는 태양광 표지병도 구입됐다. 위성사진과 지도 정보로 보면 지금은 차가 다니지 않는 보행교로 쓰이고 있다.

이번에 E등급을 받은 것은 1985년에 놓인 2차로 다리 쪽이다. 문제는 통제 기간에 옛 보행교를 계속 건널 수 있는지가 공고문에도 카드뉴스에도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다. 공고문의 통행제한 대상이 모든 차량과 보행자로 적혀 있어 걷는 사람이 어디로 다녀야 하는지가 가장 궁금한 대목인데, 보행교가 열려 있다면 보행 우회는 사실상 없고 닫힌다면 북쪽 용우교 보도로 돌아가야 한다.

지난해 12월 기록은 B였다

국토교통부 전국교량표준데이터에 남은 1985년 한천교의 최종 안전점검 결과는 해마다 오르내렸다. 2020년 3월 B, 2022년 3월 C, 2023년 11월 B, 2024년 12월 C, 2025년 12월 19일 B다. 국토안전관리원이 공개하는 공공 안전취약시설물(D·E등급) 목록에도 2025년 말 기준 예천군에서는 화지교와 탑2교 두 곳만 올라 있고 한천교는 없다. 지난해 말까지는 위험 등급으로 관리되던 다리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군 본예산에는 한천교 교량정비 설계비 3천만원이 잡혀 있었고, 5월 29일 한천교 정밀안전진단 및 내진성능평가 용역이 발주됐다. 용역은 9,538만3천원에 계약돼 6월 12일 착수해 9월 9일 끝났다. 발주 당시 과업지시서에는 보수·보강 공법을 전면 교통통제가 불가능한 실정을 감안해 공용 중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하라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결과는 공용 중 보수가 아니라 전면 통제였다.

교량 데이터에 정기점검으로 기록된 점검은 주로 눈으로 살피는 방식이고, 정밀안전진단은 재료 시험과 구조 해석까지 하는 더 깊은 조사이고, 이번 용역에는 내진성능평가도 함께 들어 있었다. 같은 다리라도 방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1년이 안 되는 사이 B에서 E로 바뀐 것만으로 앞선 점검을 탓할 수는 없다. 다만 어떤 부재에서 어떤 결함이 나왔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새 다리는 언제쯤

공고문 표의 정비 계획란에는 2027년 이후 교량 개체라고만 적혀 있다. 사업비와 설계 일정, 완공 목표는 나와 있지 않고, 군 입찰 공고에서도 개체 설계 발주는 아직 찾을 수 없다. 예천군은 9월 행정안전부를 찾아 특별교부세를 건의하면서 한천교 개체공사를 항목에 넣은 것으로 보도됐다. 재원은 그 결과에 달린 셈이다.

법이 정한 시한도 있다. 시행령 부칙에 따라 2025년 12월 4일부터 2026년 12월 3일 사이에 D등급이나 E등급으로 지정된 시설은 지정일부터 2년 안에 보수·보강 조치에 착수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착수일부터 3년 안에 마쳐야 한다. 한천교의 등급 지정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진단 용역 기간과 공고 날짜로 보면 이 범위에 들어간다. 12월 4일부터 지정되는 시설에는 착수 1년, 완료 2년으로 기한이 짧아진 개정 조문이 적용된다.

예천군은 같은 시기 다른 다리들도 점검하고 있다. 1988년 준공된 예천교(상)는 8월 31일 정밀안전진단과 내진성능평가 용역이 발주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천교 공고문과 같은 날짜인 9월 23일에는 본리교, 탑2교, 성광교, 쌍지교, 남산교, 옥천교, 백석교 등 일곱 개 교량의 정밀안전진단 용역이 한꺼번에 발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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