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환경·행정 2026년 8월 9일

호미곶 해양보호구역 71.77㎢ — 과태료가 붙는 조항은 따로 있다

호미곶 앞바다는 2021년 12월 해양보호구역이 됐고, 2024년 8월 구역이 크게 넓어졌다. 처음 지정 당시 약 25만 제곱미터였던 구역은 확대 지정으로 71.77제곱킬로미터가 됐다. 구역이 넓어진 만큼 이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사람도 늘었다. 그런데 법과 시행령, 시행규칙을 차례로 따라가 보면 금지 목록과 과태료가 붙는 목록이 같지 않다.

호미곶 주변 해역이 해양보호구역으로 처음 지정된 것은 2021년 12월 31일이다. 경상북도에서는 두 번째 사례였다. 보호 대상은 게바다말과 새우말 군락이다. 게바다말은 바닷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뿌리를 내리고 군락을 이루며 다른 해양생물의 서식처가 된다. 이후 2024년 8월 6일 해양수산부가 호미반도 일대로 구역을 확대 지정하면서 면적이 크게 늘었다.

구역의 종류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해양보호구역은 하나의 이름이 아니라 몇 갈래로 나뉘고, 어느 갈래냐에 따라 적용되는 조항이 달라진다. 호미곶 주변 해역은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 호미곶 해양보호구역 기본 사항
  • 최초 지정: 2021년 12월 31일, 호미곶 주변 해역
  • 최초 면적: 약 25만 제곱미터
  • 확대 지정: 2024년 8월 6일, 호미반도 일대
  • 확대 후 면적: 71.77제곱킬로미터
  • 구역 종류: 해양생태계보호구역
  • 보호 대상: 게바다말, 새우말 군락
  • 근거 법률: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금지 항목은 여덟 개인데 과태료는 뒤쪽 세 개에만 붙는다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7조제1항은 해양보호구역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여덟 개 호로 나열한다. 첫 번째는 해양생물을 포획하거나 채취하고 이식하거나 훼손하는 행위, 두 번째는 건축물과 인공구조물의 신축과 증축, 세 번째는 공유수면의 구조를 변경하거나 해수의 수위와 수량에 증감을 가져오는 행위다. 이어 공유수면과 토지의 형질변경, 바다모래와 규사와 토석의 채취, 특정수질유해물질과 폐기물을 버리는 행위, 안내판과 표지물을 더럽히거나 훼손하거나 이전하는 행위가 차례로 온다. 여덟 번째는 그 밖에 해양생태계 보전에 유해하다고 인정되는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다.

여기까지는 하나의 목록이다. 그런데 이 목록을 어겼을 때 따라오는 결과는 하나가 아니다.

같은 법 제65조제3항제3호는 제27조제1항 여섯 번째 호부터 여덟 번째 호까지의 행위제한을 위반한 사람에게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정하고 있다. 과태료 조항이 가리키는 범위는 여섯 번째부터 여덟 번째까지다.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까지는 이 조항에 들어 있지 않다.

그러면 앞쪽 다섯 개는 아무 제재가 없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같은 법 제62조제4호는 해양생물보호구역과 해양생태계보호구역에서 제27조제1항 첫 번째 호부터 다섯 번째 호까지를 위반해 해양생물이나 해양생태계를 훼손한 사람에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정한다. 호미곶은 해양생태계보호구역이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는 구역에 해당한다.

정리하면 앞쪽 다섯 개는 벌칙 조항으로, 뒤쪽 세 개는 과태료 조항으로 갈라져 있다. 같은 목록에 나란히 적혀 있지만 성격이 다른 셈이다.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면 그 근거는 조문 구조상 여섯 번째부터 여덟 번째 사이에 있게 된다.

첫 번째 항목은 대상 종을 다시 고시로 넘긴다

첫 번째 호를 자세히 읽으면 한 가지가 더 나온다. 이 조항이 금지하는 것은 해양보호구역의 모든 해양생물이 아니다. 조문은 해양보호생물에 해당하지 않는 해양생물 가운데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는 해양생물을 포획하거나 채취하거나 이식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라고 적고 있다. 대상이 해양수산부령으로 한 번 걸러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해양수산부령을 확인해야 한다. 같은 법 시행규칙 제26조는 제27조제1항제1호에서 말하는 해양수산부령이 정하는 해양생물이란 보존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는 해양생물로서 해양수산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해양생물을 말한다고 규정한다. 시행규칙이 범위를 직접 적지 않고 고시로 다시 넘긴 것이다.

결과적으로 첫 번째 호의 적용 범위를 알려면 법과 시행규칙만으로는 부족하고 고시까지 세 단계를 확인해야 한다. 어떤 종이 여기에 들어가는지는 고시를 열어 봐야 확정된다. 반면 해양보호생물은 경로가 다르다. 해양보호생물은 시행규칙 별표에 종 목록이 실려 있고, 게바다말은 해양보호생물로 다뤄진다.

빛과 소리는 여덟 번째 항목에서 내려온다

여덟 번째 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라고만 적혀 있다. 실제 내용은 시행령에 있다.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제1항은 법 제27조제1항제8호에서 말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행위를 두 가지로 정한다. 첫째는 소리와 빛과 진동과 악취 등을 내어 해양생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둘째는 해양보호생물의 산란지와 서식지를 훼손하는 행위다.

야간에 불빛을 쓰거나 소리를 내는 행위가 문제가 되는 경우, 조문상 경로는 여기다. 그리고 여덟 번째 호는 앞서 본 과태료 구간인 여섯 번째부터 여덟 번째 안에 들어간다. 즉 소리와 빛에 관한 항목은 과태료가 붙는 쪽에 속한다.

다만 이 조항은 기준 수치를 담고 있지 않다. 어느 정도의 밝기부터, 얼마나 오래, 어떤 생물에게 영향을 미쳤을 때 해당하는지가 조문에 적혀 있지 않다. 판단이 현장에 남겨져 있다는 뜻이고, 이 부분을 두고 다툼이 생길 여지가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 호미곶 해양보호구역 규정을 확인하는 순서
  1. 구역 안인지 먼저 확인한다: 2024년 8월 확대 지정으로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예전 경계를 기준으로 알고 있다면 다시 볼 필요가 있다.
  2. 하려는 행위가 여덟 개 호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는지 본다: 채취인지, 구조물 설치인지, 폐기물 투기인지, 소리와 빛인지에 따라 조항이 달라진다.
  3. 앞쪽인지 뒤쪽인지를 구분한다: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까지는 벌칙 조항, 여섯 번째부터 여덟 번째까지는 과태료 조항으로 갈린다.
  4. 첫 번째 호라면 고시를 확인한다: 대상 종이 해양수산부장관 고시로 정해지므로 고시를 열어야 범위가 확정된다.
  5. 적용 제외에 해당하는지 본다: 거주 여부와 행위의 성격에 따라 제외 경로가 따로 마련돼 있다.

거주하는 주민에게는 적용 제외 경로가 따로 있다

법 제27조제2항은 제1항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를 정한다. 군사 목적, 천재지변에 준하는 재해, 학술 조사와 연구, 다른 법령에 따른 인허가 등이 열거돼 있고, 그 가운데 세 번째 호가 주민과 직접 닿아 있다.

세 번째 호는 제1항 두 번째 호부터 다섯 번째 호까지의 행위로서, 해양보호구역과 그 인접지역 주민의 고유한 생활양식을 유지하거나 향상하기 위해 필요하거나 기존에 실시하던 영농과 영어 행위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행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시행령 제12조제3항이 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구체화한다. 해양보호구역이나 인접지역에 거주하는 주민과 그 지역의 소유자, 점유자, 관리인이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하다고 인정되는 어로행위나 수산물 채취행위를 하는 경우다.

여기서 갈림축이 드러난다. 조문이 기준으로 삼는 것은 거주 여부와 행위의 성격이다. 구역이나 인접지역에 거주하면서 지속가능한 범위의 어로와 채취를 하는 경우에 적용 제외 경로가 열려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 경로를 쓸 수 없다. 같은 바다에서 같은 일을 해도 조문상 위치가 달라지는 구조다.

기준의 구체성을 두고 다툼이 진행 중이다

이 구역에서 부과된 과태료 처분을 두고 이의가 제기돼 법적 절차가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첫 번째 호의 대상 종이 고시로 확정돼 있는지, 다른 하나는 소리와 빛과 진동에 관한 조항이 처분의 근거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기준이 미리 정해져 있어야 하는지다. 두 쟁점 모두 앞서 본 조문 구조에서 비롯된다.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이 사안과 별개로, 조문을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실무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있다. 어떤 행위가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벌칙과 과태료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가는지가 갈리고, 첫 번째 호는 고시를 확인해야 범위를 알 수 있으며, 거주 여부에 따라 적용 제외 경로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당장 확인해 둘 지점은 세 가지다. 확대 지정된 구역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첫 번째 호에 해당하는 고시가 어떤 종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안내판과 현장 표지에 적힌 내용이 이 조문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다. 구역 지정과 확대 지정 내용은 해양수산부 고시로 공개돼 있고,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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