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일역 1번 출구엔 승강기가 없다 — 엘리베이터는 2016년 2번 출구 쪽에만
구일역 1번 출구에는 지금도 엘리베이터가 없다. 유모차를 밀거나 짐을 든 이용객은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로 오르내려야 하는데, 정작 그 에스컬레이터에는 유모차 이용을 삼가라는 안내가 붙어 있다. 승강 설비가 갖춰진 쪽은 반대편 2번 출구다.
구일역은 1995년 2월 16일 문을 열었다. 원래 1호선에 없던 역을 구로역과 개봉역 사이에 새로 끼워 넣은 형태이고, 역 자체가 안양천 위에 놓여 있다. 승강장은 층이 나뉜 구조로, 같은 노선인데도 방향에 따라 오르내리는 층이 달라진다. 개통 당시 있던 출구는 구로1동 방면 하나뿐이었고, 그때는 역 전체에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설비가 들어온 것은 21년이 지난 뒤다. 2016년 3월 29일 고척스카이돔 쪽으로 나가는 2번 출구가 새로 열리면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함께 설치됐다. 다만 그 설비는 새로 만든 출구 쪽에 붙었다. 기존 1번 출구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만 남은 채로 지금에 이르렀다.
- 1번 출구: 1995년 2월 개통 당시부터 있던 출구, 구로1동 방면
- 1번 출구 승강 설비: 엘리베이터 없음,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만 있음
- 2번 출구: 2016년 3월 29일 개통, 고척스카이돔 방면
- 2번 출구 승강 설비: 개통과 함께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설치
- 역 구조: 안양천 위에 놓인 역, 방향별로 승강장 층이 갈리는 복층 구조
- 운영 기관: 한국철도공사
둘러 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대가가 있다. 1번 출구를 두고 2번 출구로 나가면 원래 가려던 방향으로 걸어 돌아오는 데 20분 넘게 더 걸린다. 게다가 2번 출구 승강기가 점검 등으로 멈추면 그 우회로마저 닫힌다. 아이를 태운 유모차와 짐을 한꺼번에 들고 1번 출구로 되돌아온 이용객이 휠체어 리프트 호출 버튼을 눌렀지만 통화가 이어지지 않아, 결국 역무원이 올라와 함께 내려온 일이 최근 있었다.
이런 도움이 역무원 개인의 호의로만 남는 것은 아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17조제1항은 교통사업자가 교통약자 등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교통수단과 여객시설, 이동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정보를 비롯해 탑승보조 서비스 등 교통 이용과 관련된 편의를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다. 호출 설비가 응답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확인을 요청할 수 있는 항목인 셈이다. 시설을 새로 놓는 일과 별개로, 지금 있는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따로 물을 수 있다.
정작 헷갈리기 쉬운 것은 어디에 요구해야 하는가다. 구일역은 1호선 역이지만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곳과는 소관이 다르다. 이 역을 운영하는 곳은 한국철도공사이고, 관리 조직도 수도권 광역 조직 아래로 잡혀 있다. 역 시설과 승강 설비를 두고 내는 요구가 실제 담당 부서에 닿으려면 이쪽 창구를 거쳐야 한다. 구청과 시청 창구는 지역 차원의 건의를 얹는 별도 경로로 두는 편이 맞다.
- 운영 기관부터 확인한다: 같은 1호선이라도 구간에 따라 운영 주체가 갈린다. 구일역은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역이다.
- 시설과 서비스를 나눠 쓴다: 엘리베이터 신설은 설비 요구이고, 호출 버튼이 응답하지 않은 일은 이동편의 서비스 쪽 사안이다.
- 겪은 상황을 날짜와 함께 적는다: 언제 어느 출구에서 무엇이 막혔는지가 있어야 확인 요청이 구체적으로 넘어간다.
- 지역 창구는 따로 얹는다: 구청과 시의회 쪽 건의는 예산과 사업 우선순위를 움직이는 별도 경로다.
같은 역에서 다른 쪽 이야기는 훨씬 앞서 나가 있다. 안양천 건너 광명 방면으로 출입구를 새로 내는 사업이다. 광명시의회 상임위원회에 올해 2월 25일 보고된 내용을 보면, 구일역 광명 방면 출입구와 환승 시설 실시설계 용역의 예산은 총 8억원 규모로 잡혀 있다. 이 가운데 4억 800만원은 2025년 12월 환승센터 구축 지원 국고 보조 사업비로 확정됐고, 나머지 3억 9,200만원은 시비로 2026년 3월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보고됐다.
새 출입구에는 설계 단계부터 승강 설비와 환승 시설이 함께 검토된다. 반면 1번 출구의 엘리베이터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놓을지에 대해서는 같은 수준의 사업 계획이 확인되지 않는다. 역 구조가 하천 위에 걸쳐 있어 설비를 얹기 까다롭다는 점은 이전부터 거론돼 왔지만, 그 어려움이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검토됐는지는 공개된 자료로 따라가기 어렵다. 30년 넘게 쓰인 출구 하나가 계속 계단으로 남아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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