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자율방재단 간사 모집 만 53세 미만…2년 전엔 삭제
화성시지역자율방재단이 사무실에 상근할 유급직 간사를 모집하면서 응시자격에 만 53세 미만이라는 연령 상한을 걸었다. 같은 방재단은 2024년 9월 공고에 만 50세 미만을 적었다가 3주 뒤 재공고에서 그 줄을 지운 적이 있다. 이 자리의 인건비는 화성시 조례가 시 지원 항목으로 못박아 둔 돈이고,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모집과 채용의 연령차별에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다.
모집공고는 월 급여 240만원에 4대보험, 근무지는 봉담읍행정복지센터 안의 방재단 사무실, 근무시간은 주중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적고 있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 방재협의회에 출근하고 대체휴무를 받는 조건이다. 응시자격은 공고일 기준 화성시에 1년 이상 거주 중인 사람, 만 53세 미만, 컴퓨터 활용이 가능한 사람, 기획과 총무 또는 회계와 세무 등, 운전 가능자 다섯 가지이고, 만 39세 이하 청년은 1년 이상 근무자도 가능하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서류 접수는 10월 5일부터 10일까지다.
2024년에 한 번 지웠던 줄이다
같은 방재단이 2024년에 낸 간사 모집공고 두 건이 화성시 누리집의 유관기관 채용공고란에 첨부파일째 남아 있다. 9월 11일자와 10월 2일자다.
9월 11일자 공고의 자격요건은 화성시 내 1년 이상 거주, 만 50세 미만, 컴퓨터 활용 가능, 기획과 총무 또는 회계와 세무 등 관련 직종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사람 및 자격증 소지자, 운전 가능자였다. 만 39세 이하 청년은 1년 이상 근무자도 가능하다는 단서가 붙어 있었다.
3주 뒤 10월 2일자 공고에서는 그 두 줄이 사라졌다. 만 50세 미만이라는 항목도, 만 39세 이하 청년 단서도 없다. 대신 1년 이상 근무 가능자와 봉사활동 경력자 우대라는 두 줄이 새로 들어갔다. 나머지 항목과 근무조건, 제한요건은 그대로다. 접수처도 단장 개인 메일에서 단체 메일로 바뀌었다.
올해 공고에는 만 53세 미만과 만 39세 이하 청년 단서가 함께 돌아와 있다. 10월 2일자 공고에서 새로 들어갔던 두 줄은 보이지 않고, 9월 11일자에 있던 3년 이상 근무 요건은 기획과 총무, 회계와 세무 등이라는 한 줄로 줄었다. 급여는 25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10만원 내려갔다.
3년 요건이 빠진 자리에 청년 단서만 남은 점도 눈에 띈다. 2024년 9월 공고에서는 3년 이상 근무를 요구하면서 만 39세 이하에게만 그 기간을 1년으로 낮춰 주는 구조였다. 올해 공고에는 낮춰 줄 3년이 본문에 없다.
법은 채용 단계의 연령차별에만 따로 벌금을 매긴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되는 분야를 다섯 가지로 열거한다. 첫 번째가 모집과 채용이다. 채용 결과가 아니라 모집공고 단계 자체가 규율 대상이다. 같은 조 제2항은 연령이 아닌 기준을 적용했더라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낳으면 연령차별로 본다고 정한다.
제재 조항을 보면 다섯 분야 가운데 첫 번째만 따로 떼어 놓았다. 제23조의3 제2항은 제4조의4 제1항 제1호를 위반해 모집과 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사업주를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적는다. 나머지 네 분야에는 이런 형벌 조항이 없다. 임금이나 배치, 퇴직에서 생긴 연령차별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과 고용노동부 시정명령을 거치는 경로로만 다뤄진다.
예외는 네 가지뿐이고 조례는 법률이 아니다
제4조의5는 연령차별로 보지 않는 경우를 네 가지로 닫아 두었다.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근속기간 차이를 고려해 임금이나 복리후생에 합리적 차등을 두는 경우,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그리고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와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다.
이번 자리의 업무는 회계와 행정, 회의 기록과 관리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예외는 임금과 정년에 관한 것이라 모집 단계에 쓸 수 없고, 네 번째는 법률 근거를 요구한다. 남는 것은 첫 번째인데 문언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다.
화성시 지역자율방재단 운영 등에 관한 조례를 펼쳐 보면 간사에 관한 규정은 한 줄이다. 제4조 제8항이 회계 및 행정업무, 회의의 기록과 관리 등을 위해 사무실에 상근하는 간사 1명을 둘 수 있다고 정할 뿐이다. 자격요건도 연령요건도 채용절차도 조례에는 없다. 만 53세 미만이라는 선은 조례 밖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설령 조례에 있었더라도 네 번째 예외가 요구하는 것은 법률이다.
53세는 법이 준고령자로 부르는 구간 안이다
같은 법 제2조와 시행령 제2조는 고령자를 55세 이상인 사람, 준고령자를 50세 이상 55세 미만인 사람으로 정의한다. 만 53세 미만이라는 기준선은 법이 준고령자로 묶어 둔 구간의 위쪽 절반을 잘라 내고 고령자 전체를 배제한다. 법 이름에 고령자 고용촉진이 들어 있는 바로 그 집단이다.
같은 법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못박고, 60세 미만으로 정하더라도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인다. 법이 일하던 사람의 자리를 60세까지 지키라고 정해 둔 것인데, 이 공고는 그보다 7년 앞선 지점에서 지원 자격을 끊었다.
다만 이 공고가 곧바로 위법으로 판정된 상태는 아니다. 제4조의5 제1호의 불가피성에 해당하는지는 직무의 실제 내용을 따져 판단할 문제이고, 이 건에 관한 인권위나 법원의 판단은 아직 없다.
- 2024년 9월 11일: 만 50세 미만, 3년 이상 근무자 및 자격증, 급여 250만원
- 2024년 10월 2일: 연령 항목 삭제, 1년 이상 근무 가능자와 봉사활동 경력자 우대 추가, 급여 250만원
- 2026년 9월: 만 53세 미만 부활, 3년 요건 축소, 급여 240만원
- 거주요건: 화성시 1년 이상, 세 공고 모두 동일
- 시 누리집 게재: 2024년 두 건은 게재, 올해 공고는 미게재
인권위는 법령에 적힌 연령 상한도 차별로 봤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7월 국가기관 채용의 응시연령 제한을 차별로 판단했다. 25진정1029200 사건에서 인권위는 직무 수행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는 체력적이고 전문적인 적격성 여부이지 연령 그 자체는 아니라고 보고, 연령 제한은 직무 관련성에 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근거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개개인의 직무 수행 능력은 나이라는 단일 요소로 환원될 수 없다고도 했다. 이 사건의 연령 상한은 시행령 별표에 명문으로 적혀 있던 것이었다.
지방자치단체 사례도 있다. 24진정0965000 등 병합 사건에서 인권위는 한 군이 문화관광해설사의 정년을 만 71세로 정한 것을 두고, 고령의 해설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장점이 될 수 있고 체력과 해설 능력은 배치 절차의 심사 기준으로 가릴 수 있다며 특정 나이를 이유로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봤다. 인권위는 2010년과 2011년, 2015년에도 네 곳의 지방자치단체에 같은 취지로 권고한 적이 있다.
공무원 쪽은 이미 정리가 끝난 문제다. 2009년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으로 공개경쟁 선발시험의 응시연령 상한이 폐지됐다.
인건비는 조례가 지원 항목으로 적어 둔 돈이다
지역자율방재단은 자연재해대책법 제66조에 근거해 시장과 군수, 구청장이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조직이다. 화성시 조례는 단장을 시장이 임명하고 해임할 수 있게 했고, 단원 가입도 시장 승인을 받도록 했다. 단장은 매월 활동 상황을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고 분기마다 예산 사용내역을 내야 하며, 시장은 지원한 예산을 지도하고 감독해야 한다.
조례가 간사보다 윗자리인 단장에게 요구하는 조건과 견줘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 조례는 단장에게 시에 거주하거나 주소를 두고 있을 것만 요구하고 기간을 달지 않았다. 단원도 시에 거주하거나 주소를 두면 되고, 시장이 방재 기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다른 지역 거주자도 단원이 될 수 있다. 공고가 간사에게 요구하는 공고일 기준 1년 이상 거주는 단장에게도 없는 조건이다.
돈줄도 조례에 있다. 제12조 제2항은 시장이 예산의 범위에서 행정적이고 재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항목을 여덟 가지로 열거하는데, 그 일곱 번째가 방재단 임무수행을 위하여 사무실에 상근하는 간사의 인건비다. 이번 채용의 월 240만원은 조례상 시 재정지원 대상에 해당한다.
그 금액의 위치도 따져 볼 만하다. 2026년 최저임금 시급을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2,156,880원이고 240만원은 그 111.3퍼센트다. 반면 경기도가 고시한 2026년 생활임금은 시급 12,552원, 월 환산 2,623,368원이다. 240만원은 여기에 223,368원 못 미친다. 다만 화성시 생활임금 조례의 적용범위는 시 소속 근로자와 시 출자출연기관 소속 근로자, 시로부터 사무를 위탁받은 기관과 업체 소속 근로자 세 가지여서, 보조를 받는 단체가 그 안에 들어가는지는 조례 문언만으로 갈리지 않는다.
올해 공고는 시 누리집에 올라오지 않았다
2024년 공고 두 건은 화성시 누리집의 유관기관 채용공고란에 올라와 지금도 첨부파일을 받을 수 있다. 같은 자리를 올해 6월 하순부터 9월 18일까지 훑으면 서른 건이 올라와 있다. 시립요양원과 노인복지관, 아동청소년센터, 문화관광재단, 체육회 같은 곳들의 직원 채용공고다. 그 안에 방재단 간사 공고는 없다. 시청 채용공고란과 고시공고란에서도 같은 결과였다.
연령을 이유로 응시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보는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인권위에 진정할 수 있다. 인권위가 조사해 연령차별로 판단하면 구제조치를 권고하고 그 내용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도 통보한다. 사업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피해가 심각하다고 인정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시정명령을 할 수 있는데, 이때는 신청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한다. 시정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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